[좌충우돌 신혼일기 by seem-ple]
사고뭉치 아내는 오늘도 소소한... 사고를 치고 말았다.
힘들게 뒷수습을 마치고 적어보는 신혼일기
ㅠㅠ
작은 빌라 신혼집에는 건조기를 넣을 공간이 없기에, 우리는 밀린 세탁을 근처 빨래방에 종종 해결하곤 한다.
오늘도 쉬는 날이라 아침에 일어나 빨래를 이고 지고 빨래방으로 향한다.
남편이 빨래방에 가서 빨래를 돌려놓는 사이 아내는 집에서 명란 파스타를 만들었다.
주방은 엉망이 되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스스로 뿌듯 -
*명란 파스타 만들기 팁을 주자면!*
명란은 요새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것 같다. 파지 명란은 가격도 저렴하고 맛에는 손색이 없어 나 같은 초보 요리사의 명란 요리에 딱 맞다. 특히 내가 하려는 요리들은 모두 명란을 자르거나, 껍질 부분을 제거하고 사용하는데 그렇다면 온전한 모양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저렴하게 명란을 조금이라도 많이 먹을 수 있다면 이득이다.
아보카도는 정말 익히기 어렵다. 빨리 익히려면 사과를 같은 칸에 넣어두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항상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어서 아직 완벽한 상태의 아보카도를 집에서 먹어본 적이 없다. (매우 슬픔) 요새는 냉동 슬라이스 아보카도도 잘 나오던데, 그게 더 경제적이고 낭비가 없을 것 같다. (낭비란.. 제대로 못 익혀서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ㅠ)
코스트코에서 사 온 냉동 새우는 정말 여기저기 유용하게 쓰여서 항상 가지고 있으면 좋다. 파스타 요리에는 어디에 넣어도 다 기본 이상은 하고, 아니면 간단하게 올리브오일로 감바스 알 아히요를 만들어도 된다! 항상 쟁여두는 좋은 아이템.
명란 파스타는 여러 버전으로 만들어 보았는데, 내 입맛에 제일 잘 맞았던 건 알리오 에 올리오 만드는 것처럼 오일과 마늘을 기본으로 사용하는 버전. 거기에 애호박과 청양고추를 첨가해주면 느끼하지도 않고 은은한 단맛이 올라오는 간단하면서도 내 입맛에 딱 맞는 명란 파스타 완성!
(이번에 만들었던 파스타는 나름 아보카도도 넣고 새우와 계란도 넣은 고급 버전이었으나, 원래 자주 만들어 먹던 마늘 파스타만 못했다.)
사족이 길어졌다^^;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남편이 설거지 하는 동안 이번엔 아내가 빨래방으로 가서 세탁물을 건조기에 넣는다.
빨래를 건조기에 넣고 빨래방 앞에 있는 커피집에서 남편을 위한 시원한 라떼와 아메리카노도 한 잔씩 사고,
달콤한 티라미수까지 완벽한 디저트 세트.
룰루랄라 기분 좋게 집으로 향하는 가벼운 발걸음.
(여기가 커피숍이다, 앉을 자리는 없는 아주 조그마한 카페. 세워놓은 그림이며 오브제가 감각적이라 찍어봤다.)
남편과 함께 행복하게 커피와 디저트까지 모두 먹어 치우고 건조가 다 된 빨래를 꺼냈는데,
아뿔싸!
여기저기 형광 분홍의 얼룩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게 뭐지, 건조기에 이상한 얼룩이 묻어 있었나? 애꿎은 빨래방을 탓하려는 순간,
아내의 눈에 들어온 립스틱 뚜껑...
아....내가 오늘도 사고를 치고 말았구나....
평소에 바지나 치마 주머니에 아무것도 넣고 다니지 않아서, 주머니를 확인해 볼 생각도 안 하고 그냥 빨래를 넣었는데
하필이면 립밤을 사용하고 치마 주머니에 넣고 잊은 것이다. 약간 핑크 색상이 도는 립밤이었는데, 립스틱 통만 남고 내용물은 정말 깔끔하게(?) 녹아내렸다. 하.하.하
빨래 할 때 주머니는 꼭 확인합시다..
아래 사진으로 보면 더욱 처참했던 나의 빨래 결과물ㅠㅠ
소소한 사고라기에는 얼마 없는 옷가지를 다 버릴 수도 있는 중대한 사태이기에...
게다가 아내의 옷도 옷이지만, 평소에 옷을 별로 사지도 않고 몇 벌 없는 티셔츠로 여름을 버티는 남편에게는 큰 타격.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아내에게 남편은 그래도 침착하게 다시 한번 빨래하자고 제안해본다.
잠깐의 좌절 후 인터넷에서 얼룩 지우는 법 검색을 하니, 우리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한 블로그의 글이 눈에 들어온다.
다행히도 내가 해야 할 시행착오를 미리 겪어준 그 포스팅 덕분에 정답은 과탄산소다라는 사실까지 캐치..!
울긋불긋한 옷가지를 차에 싣고 근처 마트로 갔다.
다행히 과탄산소다를 파는군요, 휴.
이마트24를 포함한 편의점에서도 과탄산소다를 판다고 해서 가봤는데, 우리 집 근처 편의점에는 없었다.
아마 편의점에서 잘 구매하지 않는 품목이다 보니 발주해놓지 않는 듯.
마트나 다이소에서는 그래도 쉽게 구할 수 있어 다행이다.
집에 돌아와서 한바탕 빨래 소동 시-작
꽤 많은 빨래양, 대야는 없어서 몇 개로 나눠서 세면대에 담가야하나 했는데 (개고생 예상 ㅠㅠ)
남편의 아이디어로 여름옷을 수납해 두었던 플라스틱 수납함을 찾아왔다.
너의 그 번뜩이는 아이디어 칭찬해~
따뜻한 물에 과탄산소다를 적당히 뿌려 놓는다.
나는 큰 수납함이라 각각 한 50g 정도 뿌린 것 같다.
사진이 너무 적나라한가.. 조금 부끄럽네.
그렇게 과탄산소다를 물에 잘 풀고, 빨래를 넣고 조물조물 잠깐 해주고 30분간 담가놨다.
막 넣었을 때는 안 지워지는 건가 했는데, 신기하게도 30분 지나니 대부분의 얼룩이 빠졌다.
인터넷 만세! 블로그 만세!
(아.. 아직도 네이버에서 블로그 검색하는 나는 영락없는 아줌마이다. 요새 애들은 유튜브에서 검색한다면서요?)
하지만 요렇게 하얀 옷에 아직 살짝 남아있는 얼룩
이것까지 깨끗이 없애기 위해서 세탁기에 과탄산수소다 살짝 넣고, 세제는 표준용량으로 넣고 다시 한번 돌렸다.
결과물은?
사진을 보니 감격적이지 않나요? ㅠㅠ
초보 부부의 집안일 스킬은 또 이렇게 하나 늘어간다.....
한 시간이면 끝날 빨래를 대체 몇 시간 동안 끙끙대며 씨름한 건지..
오늘도 바보 비용 몸으로 때우기.. 완료.... ^^
※ 과탄산소다를 물에 풀고 빨랫감 넣을 때, 마스크와 고무장갑은 필수입니다!
문도 열어놓고 환기도 필수.. 마스크 끼고 했는데도 약간 어질어질 하더라구요 ㅠㅠ
※ 얼룩 색상은 다 지워졌으나 기름 자국처럼 자국은 조금 남아 사라지질 않는다.. 이건 베이킹소다를 사용하면 된다는 글도 읽어 보았으나 아직 시도는 못 해봄 ^^;
- 2022.08.14 신혼일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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