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남편이 공부하느라 매일 집에 있어서
퇴근 후 회식이 없는 날엔 거의 집에서 같이 밥을 먹는다.
처음엔 외식도 많이 하고 배달도 시켜먹었었는데
점심도 매일 회사에서 사먹다보니 밖에서 먹는 음식들이 좀 질리기도 하고,
자극적인 음식이 많아 건강에 안 좋은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돈이 너무 많이 든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유로 최근에는 대부분 집에서 밥을 해 먹고 있다 (!)
물론 아내와 남편 모두 결혼 전에는 요리라는 걸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초보 중에 초보.
그래도 일부러 주말에 주중에 먹을 식재료를 구매하고, 가능하면 집에서 음식을 해 먹으려고 노력하다보니
몇 달이 지나자 요리에 조금 익숙해 진 것 같다. (다행히도ㅎㅎ)
물론 지금도 할 수 있는 요리는 몇 가지 안되고, 그나마도 유투브로 꼭 찾아보고 레시피를 보면서 만들어야 실패하지 않는다.. 하하 그래서 이제는 한번 한 요리는 잘 기억해서 유투브 없이 잘 만들어보자! 하며 남편하고 만든 수첩.
수첩 이름은 "돼지 레시피북" !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집에 굴러다니는 수첩이 하필 돼지 모양이어서 ㅋㅋㅋ
앞으로 우리의 요리들과 함께 할 레시피북이다 :)
오늘의 요리는 된장찌개와 감자전, 그리고 간단하게 두부 부침까지.
한 개의 메뉴도 버거운 우리에게 쉬는 날이라 할 수 있었던.. 아주 진수성찬이었던 것
1) 두부 된장 찌개
사실 된장찌개는 된장과 몇 가지 재료만 있으면 생각보다 간단하게 만들 수 있어서
이미 몇 번 만들어 먹은 적이 있다.
몇 번 해 먹어보니 부족한 걸 하나하나 추가해서 오늘은 남편에게 극찬(?)을 받은 된장찌개!
물론 아직 고기며 해물을 넣고 고차원적인 된장찌개를 만들 수준은 안되므로..
가장 기본적인 두부와 야채를 넣고 끓인 된장찌개이다.
나는 요리를 할 때 다른 것보다 재료 손질을 좋아한다.
칼로 재료를 탁탁탁 써는 것도 느낌이 좋고, 자를 때 재료마다 감이 다른 것도 재미있다.
같은 재료도 이렇게 저렇게 썰어보면서 요리에 넣었을 때 식감이 달라지는 걸 비교해보기도 한다.
요새 조금 익숙해졌다고 벌써 재료 손질하는 데 점점 속도가 붙는 것이 또 기쁘기도 하다.
그러나 사실 재료 손질 외에는 창의력은 별로 없는 주입식 공부가 편한 타입.
레시피에서 알려주는 정량대로 넣어야 맘이 편하다.
반면에 남편은 간도 볼 줄 알고, 간보면서 자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재료를 이것저것 추가하기도 한다.
아직까지는 그 능력이 빛을 발하는 곳이 라면에 이것 저것 새로운 걸 넣어보면서 맛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정도이긴 하지만^^;
(사진으로 찍어 놓으니 뭔가 볼품없는 것이 아쉬운데... 그래도 이래봬도? 남편이 밥 한공기를 순삭한 된장찌개 ㅎㅎ)
된장찌개를 만들면서 아래 유투브 영상들을 참고했다. 된장찌개 검색하면 제일 상단에 나오는 영상들.
재료는 간단하면서도 쉽게 맛을 낼 수 있는 영상들인 것 같다.
이 남자의 cook / 된장찌개
https://www.youtube.com/watch?v=Rcf_VUkoF88
※ 아, 이남자의 cook에서 멸치가루를 넣으시라고 하는데 나는 동전 육수가 있어서 야채를 끓일 때 같이 넣어줬다. 동전 육수 구매하길 잘했음. 멸치다시다백 이런 것 보다 간단하고 맛이 쉽게 우러나와서 유용하다.
백종원 / 된장찌개
https://www.youtube.com/watch?v=ffuakdFmuh4&t=97s
오늘은 된장에 고추장도 넣었는데, 된장에서 약간 느껴지는 비리고 시큼한 맛을 고추장이 잡아주어서 훨씬 맛이 깔끔해졌다고... 남편이 평해주었다^^
아내는 그렇게까지 간을 잘 느끼진 못하지만, 뭐 여하튼 오늘 된장찌개는 성공적이었음!
2) 감자전
요리를 참고하는 유투버중에서도 이 아저씨 영상이 뭔가 푸근한 느낌이면서도.. 너무 간단하게만 만드려고 하지 않고 세심한 팁을 주어서 좋다. 프로필 썸네일을 보고 젊은 아저씨인 줄 알았더니, 얼굴이 나오는 영상에서 보니까 연세가 많으시더라는.. 알고보니 경력이 20년 넘은 대쉐프셨다.
김대석쉐프 / 감자전
https://www.youtube.com/watch?v=slCUPKadfhQ
여기서 쉐프님이 알려주신대로 가라앉은 전분을 사용했었는데, 쫀득함이 좀 부족한 느낌이다. 아마 더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려야하는 데 성질급한 아내가 바로 물을 버리고 넣어버려서 전분이 부족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여하튼 지난번에는 남편이 좋아하는 쫀득한 감자전보다는 바삭한 느낌이 더 강했어서.. 이번에는 따로 전분가루를 추가했다. 그랬더니 좀 더 쫀득해져서 우리 입맛에 더 맞는 감자전으로 탈바꿈 ㅎㅎ
3) 두부부침
이 요리는 적어놓은 레시피도 없다...
그만큼 간단하다!
두부를 키친타월에 올려 물기를 빼고 들기름을 두른 팬에 불을 약하게 해서 노릇하게 구워준면 끝이다.
주의할 점은 물기를 안 빼면 기름 위에 올릴 때 겁나 튈 수 있다. 나는 물기를 뺀다고 뺐는데도 기름이 튀던데.. 물기가 흥건하다면 기름의 무자비한 공격을 당할 수 있으니 조심 할 것.
만들기는 무지 간단한데 들기름 향이 은은하게 나는 겉바속촉의 고소한 두부는 밥 반찬으로 손색이 없었다.
이렇게 완성된 오늘의 저녁 밥상.
짜짠~
제목이 거만하게 된장찌개 마스터였지만..
기본기 마스터 정도 인 걸로ㅎ
평소에는 번갈아가며 식사 준비를 하지만, 오늘은 주말에도 열공하는 남편을 위해 점심도 저녁도 내가 준비해 보았다.
소박한 한 상 차림이지만 맛있게 잘 먹어주는 남편을 보니 뿌듯하다.
자 그런 의미로 이제 설거지는 너의 몫 ^^
오늘도 소소하지만 즐거웠던 한 끼.
2022.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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